1. 저자소개
한강은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1993년 시인으로, 1994년 소설가로 등단했습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도 재직했습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2024년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작가로 평가했습니다.
2. 줄거리
광주의 아픔과 소년의 시선
1980년 5월, 광주의 거리는 절규와 비극으로 가득했습니다. 중학생 동호는 친구 정대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날의 비극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됩니다. 정대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순간, 동호는 공포에 질려 도망쳤고, 이후 끊임없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이 죄책감은 동호를 도청 상무관으로 이끌었고, 그곳에서 시신 수습을 돕게 됩니다. 시신들 사이에서 정대를 찾으며, 동호는 매일 같이 죽은 이들의 얼굴을 마주합니다. 상무관에서 은숙과 선주 누나를 도우며, 희생자들의 시신을 정성스럽게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특히 충격적이었던 것은 대한민국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그 관을 태극기로 감싸야하는 모순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군인들이 도청을 진압하러 올 것을 알면서도, 동호는 끝까지 그곳을 지키다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망자들의 목소리
죽은 정대의 영혼은 자신의 시신 곁을 떠돌며 현실을 목격합니다. 포개어진 시신들 사이에서 자신의 부패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동호와 누나를 찾아 헤맵니다. 정대의 영혼은 자신이 죽은 순간부터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동호가 자신의 죽음을 목격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정대는 자신의 누나도 희생되었음을 감지하게 됩니다. 가해자들에게 "왜 나를 죽였는지", "왜 누나를 죽였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들의 위치를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군인들이 시신들을 불태우는 순간, 정대의 영혼은 육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져 하늘로 날아오르게 됩니다.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
생존자들의 삶은 끝나지 않은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상무관에서 일했던 은숙은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이후 출판사 직원으로 일하면서도 그날의 기억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김진수는 총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서 극심한 고문을 당했고, 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증거부족으로 석방되었지만, 그 후유증으로 결국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동호의 어머니는 아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속에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더운 여름날에도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걸으며 차가워진 가슴을 데우려 했던 어머니의 모습은 광주의 비극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를 보여줍니다.
3. 감상평
《소년이 온다》는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재현을 넘어서는 깊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5·18을 직접 겪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발견한 참혹한 사진들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각 장마다 다른 화자를 통해 사건을 바라보는 다층적인 서술 방식입니다. 이는 역사적 사건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작가는 하루에 단 세 줄을 쓰기도 힘들 정도로 감정적 밀도가 높은 작업이었다고 고백했는데, 이러한 작가의 진정성이 작품 전체에 깊이 배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