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진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메타(구 페이스북)의 창립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가 추천한 세 권의 책은 이 질문에 대한 각기 다른 관점의 답을 제시합니다. 백신과 면역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은 『On Immunity』,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제도의 역할을 탐구한 『Why Nations Fail』, 그리고 과학 발전의 본질적 메커니즘을 분석한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는 개인, 사회, 과학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인류 진보의 동력을 조명합니다.
주커버그는 자신의 독서 철학에 대해 "책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깊이 있게 주제를 탐구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가 선택한 이 세 권의 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작동 방식과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제 각 책이 제시하는 독특한 관점과 그 현대적 함의를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On Immunity: An Inoculation by Eula Biss
Eula Biss의 "On Immunity"는 백신과 면역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는 지적이고 시적인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백신 옹호론이 아닌, 모성과 공포, 신화와 과학,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모성과 불안
작가는 자신의 모성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출산을 앞둔 순간부터 시작되는 모성의 불안과 두려움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이는 많은 부모들이 백신에 대해 느끼는 불안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특히 임신 중 경험하는 취약성이 어떻게 우리의 사고를 협소하게 만드는지 예리하게 포착합니다.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
Biss는 백신이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백신 접종은 사회적 행위이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공동체적 책임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의 신체는 고립된 개체가 아닌 상호 연결된 생태계의 일부라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문화적 맥락
작가는 백신에 대한 두려움을 더 넓은 문화적 맥락에서 분석합니다. 자연과 과학, 공적과 사적, 진실과 상상력 사이의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서려 합니다. 특히 "자연적"이라는 개념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고하도록 만듭니다.
과학과 신화의 교차점
이 책은 과학적 연구와 문학적 은유를 절묘하게 결합합니다. 드라큘라부터 그리스 신화의 테티스까지, 다양한 문화적 레퍼런스를 통해 면역과 취약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합니다.
자본주의 비판
Biss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전 세계의 연구자들과 의료진들이 돈을 위해 의도적으로 아이들을 해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자본주의가 우리에게서 빼앗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통찰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2. Why Nations Fail by Daron Acemoglu & James A. Robinson
이 책은 국가 간 경제적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탐구하는 야심 찬 시도입니다. 저자들은 10년간의 광범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정치적, 경제적 '제도'라고 주장합니다.
포용적 vs 추출적 제도
저자들은 제도를 '포용적'과 '추출적'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포용적 제도는 투자와 혁신을 장려하고 정부와 경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반면, 추출적 제도는 소수의 엘리트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국가의 실패를 초래한다고 설명합니다.
역사적 전환점
책은 흑사병(1346년)과 같은 역사적 전환점들이 어떻게 제도적 변화를 이끌었는지 분석합니다. 작은 제도적 변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폭되어 국가 발전의 다양한 경로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례 연구
베니스와 고대 로마, 에티오피아와 마야 도시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추출적 정치제도가 어떻게 국가의 실패로 이어지는지 설명합니다. 이들 국가는 초기에 일정 수준의 포용적 제도를 가졌으나, 권위주의가 시스템을 지배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쇠퇴했습니다.
현대적 함의
저자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추출적 제도 하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담한 예측을 제시합니다. 또한 시장 자유화, 포용적 제도, 실질적 문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3.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by Thomas S. Kuhn
Kuhn의 이 혁신적인 저서는 과학의 발전이 단순한 사실과 이론의 축적이 아닌, 패러다임의 혁명적 전환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과학 혁명의 구조
Kuhn은 과학의 발전이 '정상 과학'의 긴 기간과 '혁명적 과학'의 짧은 기간이 교차하며 이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전 데이터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단순한 '퍼즐 풀이'를 넘어서 연구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꿉니다.
패러다임의 역할
패러다임은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분리하고, 이론을 정교화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사실, 이론, 방법, 현실에 대한 가정들의 총체입니다. 각 패러다임은 자체적인 규칙과 사실을 가지며, 자기 검증적이기 때문에 변화에 저항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과학적 진보의 본질
Kuhn은 과학이 객관적 현실에 대한 더 정확하고 완전한 지식을 향해 선형적, 합리적으로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대신 비합리적이고 비경험적인 요소들이 작용하는 급진적인 시각의 전환을 통해 발전한다고 설명합니다.
혁명적 변화의 메커니즘
패러다임은 관찰된 현상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하는 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모순되는 현상들이 축적되면서 위기에 빠지고, 이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같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통찰이 필요하게 됩니다.